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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자면 어깨 다 망가져요”...한쪽으로 누워자기, 독될 수도

흰둥이
202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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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관절 둘러싼 회전근개
섬세한 구조로 압박에 취약
장시간 한쪽으로 누워 자면
힘줄 손상에 주변조직 염증
어깨 높이에 맞는 베개 쓰고
어깨·몸통사이 쿠션 끼워야

 

평소 왼쪽으로 누워 자는 습관이 있던 40대 직장인 A씨는 언젠가부터 왼쪽 어깨가 묵직하게 느껴졌지만 단순 피로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최근 들어 통증이 심해져 밤잠을 설치는 날이 잦아졌고 심한 날에는 머리를 감거나 옷을 입는 기본적인 동작조차 어려워졌다.

병원 진료 결과, 왼쪽 회전근개에 염증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장시간 같은 방향으로 눕는 습관이 어깨 힘줄에 지속적인 압박을 준 것이 원인이었다. A씨는 “왼쪽으로 누우면 음식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잘 내려간다고 들어서 그렇게 해왔는데, 그게 오히려 독이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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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무심코 취하는 수면 자세가 어깨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한쪽으로만 자는 습관은 어깨 관절의 핵심 구조인 회전근개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해 손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둘러싸는 네 개의 근육과 힘줄(극상근·극하근·소원근·견갑하근)을 일컫는 말로, 팔을 들어 올리거나 돌리는 등 어깨의 움직임과 안정성을 동시에 담당한다. 얇고 섬세한 구조인 만큼 지속적인 압박이나 반복된 자극에 쉽게 손상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측면으로 장시간 눕는 자세는 힘줄에 미세 손상을 일으키고 점액낭·관절낭 등 주변 조직에도 염증이나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체중이 한쪽 어깨에 집중되면 압박성 손상이 반복돼 손상이 심화될 위험이 크다.

 

회전근개 염증은 수면 자세 외에도 여러 요인으로 발생한다. 테니스·야구·수영처럼 팔을 반복적으로 쓰는 운동, 청소나 이삿짐 운반 같은 과도한 사용, 외상, 어깨뼈 구조 이상으로 인한 충돌이 대표적이다. 나이가 들며 나타나는 퇴행성 변화도 원인이 된다.

 

주요 증상은 어깨 앞이나 옆의 통증이다. 팔을 들어올릴 때 통증이 심해지고 밤에는 아파서 잠을 설치기도 한다. 팔 회전이나 거상이 제한될 수 있으며 ‘뚝’ 하는 마찰음이 들릴 때도 있다. 이같은 증상을 방치하면 만성 통증과 수면장애로 이어진다. 오래 지속되면 힘줄이 파열돼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반대로 통증을 피하려 어깨 사용을 줄이면 근육이 위축되고 관절이 굳을 수 있다.

 

회전근개 염증의 증상은 오십견, 석회화건염, 목 디스크 등과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모두 심한 어깨 통증을 유발하지만 양상은 다르다. 오십견은 타인이 팔을 움직여줄 때도 운동 범위가 크게 제한되는 것이 특징이며, 목 디스크는 어깨를 넘어 팔 아래까지 이어지는 방사통이 동반된다. 회전근개 파열은 팔을 들어 올리거나 돌릴 때 통증이 심하고 근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이진혁 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어깨 통증은 원인이 다양해 정확한 감별 진단이 필수”라며 “증상이 2주이상 지속된다면 단순 근육통이나 염좌로 여기지 말고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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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은 신체검사와 엑스레이, 초음파, MRI(자기공명영상) 등 영상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치료는 휴식과 찜질, 약물, 물리치료 등 보존적 요법을 우선 적용하며 증상이 심하거나 힘줄 파열이 의심되면 수술을 고려한다. 이지민 대동병원 관절센터 소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어깨는 해부학적으로 얇고 섬세해 지속적인 압박에 민감하다”며 “통증이 나타나면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라도 파열 크기가 작을 때 발견하면 작은 절개로 시행하는 관절경 수술이 가능하다. 이 방법은 통증과 흉터를 줄이고 재파열 위험도 낮춘다. 수술 후에는 어깨 보조기 착용과 재활 프로그램 등 체계적인 관리가 필수다. 특히 어깨 관절의 경직과 재손상을 예방하려면 꾸준한 운동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측면으로 잘 때 어깨 압박을 줄이려면 어깨 높이에 맞는 베개를 사용하고 눕는 쪽 팔과 몸 사이에 작은 쿠션이나 타월을 끼워 간격을 만드는 것이 좋다. 어깨가 바닥에 완전히 닿지 않도록 반대 팔로 상체를 받치거나 무릎 사이에 베개를 넣어 골반과 척추의 정렬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쪽으로만 오래 자는 것은 피해야 하며 어깨 부위가 파인 특수 베개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소장은 “잠잘 때의 작은 습관 변화만으로도 어깨 통증 악화를 막고 회복을 돕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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