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해버린 거리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가로수길)
사람들이 이해를 못 하는 게
“아니, 공실률이 높아서 앓는 소리할 거면 가게세를 낮추면 되는 거 아니야?”
—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은 ‘안’ 내리는 게 아니라 ‘못’ 내리는 것에 가깝다.
건물의 가치를 따질 때 가장 크게 보는 요소 중 하나가
‘건물을 가지고 있을 때 달에 얼마나 수익을 얻을 수 있느냐’이다.
여기서 말하는 수익은 당연히 월세다.
예를 들어 월세로 1억 원을 받을 수 있는 20억짜리 건물이 있다고 치자.
이 건물의 가치는 ‘월에 1억을 번다’는 그 자체에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여기서 월세를 낮추면?
건물의 가치 자체가 폭삭 주저앉게 된다.
그래서 건물주는 저울질을 한다.
그냥 공실로 둔다
vs
건물의 가치를 낮춰서라도 월세를 적정선에 맞춰 세입자를 유치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건물주는 전자를 선택한다.
공실로 두면 기본적인 건물세·재산세·전기세·수도세 같은 것들만 계속 부담하면 된다.
하지만 건물의 가치를 낮추면
은행에서 연락이 온다!!
건물을 담보로 대출받아 샀는데,
담보 가치가 꼴아박았다?
→ 바로 채권추심 ON!
즉, 이것은 일종의
‘도트뎀 vs 한방뎀’
싸움인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건물주는
은행의 돈(빚)으로 건물을 샀기에
한방뎀을 버틸 방어구(현금)가 없다.
그래서 포션(추가 대출)이라도 먹으면서
버틸 수 있는 도트뎀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계획도 없이 도트뎀을 버티는 것은 아니다.
존버하는 건물주들은 대부분
‘화폐의 가치는 언젠가 하락한다’
—는 전제를 노리는 것이다!!
건물의 가치는 계속 유지되지만
(→ 은행에서 쫓아오진 않지만)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 언젠가 다시 세입자가 돌아오게 돼 있다!
10년 전 100만 원 월세와 지금 100만 원 월세의 가치 차이를 생각해 보라.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동안 도트딜을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이 되면 그대로 공실로 두고 버티는 것이다.
+그럼 공실 났는데도 월세 올리는 ㅂㅅ은 뭐임?
→ 그건 건물의 가치를 높여 추가 대출을 받기 위한 목적이다.
일단 월세를 높이면 세입자가 있건 없건 건물의 평가 가치는 올라간다.
그럼 그걸 담보로 대출받아 다른 빵꾸 난 곳을 땜빵하는 것이다.
결론
월세는 ‘안’ 내리는 게 아니라 ‘못’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 건물 왜 가지고 있음? 걍 팔지?” —도 못 한다.
대부분의 건물은 자기 것이 아니라
지분의 80% 이상이 은행 빚이기 때문이다…
현황